3천만 원이 사라지는 데 걸린 시간은 약 6주였다.
시드 투자금을 유치한 직후, 팔로워 30만 명 규모의 인플루언서 3명에게 협찬을 집행했다. 포스팅 당일 앱 가입자 수가 폭발했고, 슬랙 알림이 쉬지 않고 울렸다. 그런데 2주 뒤 DAU(일간 활성 유저 수)를 열어보니 숫자가 바닥으로 꺼져 있었다. 4주 차 리텐션은 1.2%. 들어온 유저 100명 중 99명이 이미 사라진 것이다.
이 상황에서 대행사에 전화하면 돌아오는 말은 대개 하나다. "머신러닝 최적화를 위해 예산을 더 늘려야 합니다." 그 말이 맞는지 틀린지 판단하려면, 먼저 실패의 원인을 정확히 짚어야 한다.
리텐션 플래토(Retention Plateau)란, 신규 유저 중 일정 비율이 이탈하지 않고 서비스를 계속 사용하는 구간을 말한다. 그래프로 보면 초기 급락 이후 수평을 유지하는 구간이 생겨야 한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4주 차 리텐션 30%를 PMF 도달의 유의미한 신호로 본다.
리텐션이 1%대라는 것은 이 그래프가 수평을 그리지 못하고 바닥까지 떨어진다는 뜻이다. 이는 두 가지 중 하나를 의미한다.
두 경우 모두 광고 예산을 더 쓴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탈하는 유저를 더 빠르게, 더 많이 불러들여 런웨이만 단축시킨다.
광고비를 늘리기 전에 물어야 할 질문은 "어떤 채널에 더 태울까?"가 아니라 "유저가 어느 단계에서 이탈하는가?"다.
대행사를 교체하기 전에 현재 상황을 먼저 분류해야 한다. 아래 두 가지 질문에 정직하게 답해보자.
① 코호트 데이터가 있는가?
GA4 또는 Amplitude 같은 분석 툴에서 유입 채널별 7일·30일 잔존율을 볼 수 있는가? 없다면 어떤 대행사를 선택해도 의미 없는 광고비를 태우게 된다. 측정 인프라가 없으면 성과 판단 자체가 불가능하다.
② PMF 신호가 하나라도 있는가? 소수의 유저라도 반복 사용하거나, "이 서비스 없으면 불편하다"는 반응이 인터뷰에서 나온 적 있는가? 없다면 지금은 스케일업(광고 확장) 단계가 아니라 제품 개선 단계다.
이 두 질문에 모두 "아니오"라면, 대행사 교체보다 온보딩 플로우 재설계가 먼저다.
대행사 제안서는 대부분 화려하다. 포트폴리오, ROAS 수치, 운영 사례 모두 좋아 보인다. 하지만 진짜 그로스 역량은 다음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의 질로 판단할 수 있다.
이 질문에 "광고 소재를 교체하면 나아질 것 같습니다"라고 답하는 대행사는 퍼포먼스 운영사다. 그로스 대행사라면 유입 직후 이탈 시점 분석, 온보딩 단계별 드롭오프 지점 특정, Aha-Moment 도달 경험 재설계 제안까지 함께 언급해야 한다.
Google Ads, Meta 광고 관리자, MMP(모바일 측정 파트너) 계정의 어드민 권한을 대행사가 독점하는 경우, 계약 종료 시 데이터가 통째로 사라진다. 또한 가공된 PDF 리포트만 전달받는 구조는 광고 사기(Fraud)나 성과 부풀리기를 검증할 방법이 없다. 실제로 한 초기 쇼핑몰 스타트업이 2,000만 원을 집행했는데, 약속된 트래픽은 채워졌지만 매출은 0원이었다. 조사해보니 봇 트래픽을 섞어 유입량을 채운 광고 사기였다. 원본 데이터 접근 권한이 없었기 때문에 계약 기간 내내 알 수 없었다.
예산이 적다고 "최적화가 어렵다"며 증액을 유도하는 대행사는 위험하다. 초기 스타트업의 목표는 어떤 메시지와 타깃 조합이 잔존율 높은 유저를 데려오는지 학습하는 것이다. 예산 규모보다 실험 설계의 정밀함이 훨씬 중요한 단계다.
아래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계약을 재고해야 한다.
일반 퍼포먼스 대행사와 그로스 대행사의 차이는 담당 지표의 범위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 구분 | 일반 퍼포먼스 대행사 | 진짜 그로스 대행사 |
|---|---|---|
| 핵심 지표 | 노출, CTR, 광고 ROAS | 코호트 리텐션, LTV/CAC, 기여 매출 |
| 제품 개입 | 없음 | 온보딩 진단, Aha-Moment 설계 |
| 데이터 소유 | 대행사 보유 | 고객사 이관 원칙 |
| 예산 조언 | 증액 권유 | 단계별 포트폴리오 재조정 |
| 계약 종료 후 | 데이터 단절 | 내재화 역량 이전 |
특히 내재화(In-housing) 지향 철학은 그로스 파트너를 구별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계약 기간 동안 고객사 팀이 스스로 데이터 기반 실험을 운영할 수 있도록 역량을 이전하는 것이 목표여야 한다. 대행사 의존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관계를 설계하는 곳은 파트너가 아니라 공급자다.
또한 마케팅 분석을 내재화하고 데이터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스타트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평균 23% 더 높은 ROI를 달성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 차이를 만드는 것은 광고 채널 선택이 아니라 측정 인프라와 피드백 루프의 설계 방식이다.
새 대행사와 계약하기 전, 아래 순서를 먼저 밟아야 한다.
GA4 또는 Amplitude에서 신규 유저의 세션 흐름을 열고, 가입 후 어느 화면에서 이탈이 집중되는지 확인한다.Q. PMF가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광고를 전혀 쓰면 안 되나요? A. 완전히 멈추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목적이 달라야 한다. PMF 검증 전 광고는 '매출 확대'가 아니라 '어떤 메시지와 타깃이 잔존율 높은 유저를 데려오는지 학습'하는 용도로 써야 한다. 마이크로 예산으로 다양한 소구점을 실험하고, 그 결과를 제품 개선에 피드백하는 구조가 맞다.
Q. 리텐션 측정 도구를 따로 도입해야 하나요?
A. GA4만으로도 코호트 분석 기능이 있어 기본 잔존율은 확인 가능하다. 모바일 앱이라면 Adjust나 AppsFlyer 같은 MMP(모바일 측정 파트너)를 추가하면 채널별 잔존율을 더 정밀하게 분리할 수 있다. 대행사 선정 전에 이 인프라를 먼저 구축해두는 것이 좋다.
Q. 초기 스타트업이 대형 대행사를 피해야 하는 이유가 뭔가요? A. 월 광고 집행 예산이 5,000만 원 이하인 경우, 대형 대행사 내에서 우선순위가 낮아 주니어 담당자에게 배정되거나 단순 세팅 후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이 규모에서는 시니어급 마케터와 직접 협업하거나 파트타임 하이브리드 구조를 설계하는 편이 실질적으로 리소스를 보호하는 방법이다.
Q. 광고 계정 소유권 이관을 거부하는 대행사는 왜 위험한가요? A. 계약 종료 시 그간 쌓인 광고 히스토리, 오디언스 데이터, 전환 이벤트 데이터가 모두 사라진다. 또한 대행사가 가공한 리포트만 보는 구조에서는 성과 부풀리기나 봇 트래픽 혼입 여부를 검증할 방법이 없다. 원본 계정 접근 권한은 협업의 기본 조건으로 계약 전 명문화해야 한다.
Q. 대행사가 "지금 상황에서 광고를 멈추자"고 제안하면 믿을 수 있나요? A. 오히려 신뢰도가 높은 신호다. 리텐션 데이터를 점검한 뒤 "지금 광고비를 더 쓰는 것은 무의미하니 온보딩 개선부터 하자"고 먼저 말하는 대행사는 단기 수익보다 고객사의 실제 성장을 우선하는 파트너다. 예산 증액만 권유하는 대행사와 명확히 구별되는 지점이다.
리텐션 1%라는 숫자는 무서운 숫자가 아니다. 오히려 지금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를 정확히 알려주는 신호다. 그 신호를 읽고 제품과 마케팅을 함께 정렬해줄 파트너를 찾는 것, 그것이 다음 대행사 미팅에서 해야 할 일이다.
에이달(ADALL)은 퍼포먼스 광고 집행과 함께 코호트 잔존율 분석, 온보딩 진단, 데이터 인프라 셋업을 함께 설계합니다. 광고비를 태우기 전에 먼저 현재 상황을 진단받고 싶다면 프로젝트 문의로 연락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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