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행사와 SLA 계약서 작성 전, 발주사가 먼저 알아야 할 현실적인 판단 기준과 핵심 조항 5가지
2026년 06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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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대행사와의 갈등은 대부분 '기대치 불일치'에서 시작됩니다. SLA(서비스 수준 합의서)는 이 불일치를 계약 단계에서 차단하는 가장 현실적인 도구입니다. 이 글에서는 발주사 담당자가 SLA를 처음 작성하거나 검토할 때 놓치기 쉬운 판단 기준과, 실무에서 즉시 쓸 수 있는 핵심 조항 5가지를 구체적으로 정리합니다. 단순히 '계약서에 넣어라'는 조언이 아니라, 어떤 항목을 어떻게 설정해야 양사 모두에게 공정한지를 에이전시 실무 관점에서 짚어드립니다.


SLA가 뭔지 모르는 분을 위한 쉬운 설명

SLA(Service Level Agreement, 서비스 수준 합의서)는 쉽게 말해 '우리가 어느 수준으로 일하기로 약속했는가'를 숫자와 절차로 적어둔 문서입니다.

"빠른 피드백 드리겠습니다", "높은 퀄리티로 진행합니다" — 이런 표현은 계약서에 들어가도 아무 효력이 없습니다.

반면 "영업일 기준 2시간 이내 1차 응답률 95% 이상 보장"이라고 쓰면, 나중에 분쟁이 생겼을 때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SLA는 대행사를 압박하기 위한 문서가 아닙니다. 발주사와 대행사 모두 같은 기준으로 일하기 위한 공통 언어입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SLA 작성의 첫 단추입니다.

SOW와 SLA, 어떻게 다른가요?

  • SOW(업무 기술서): '무엇을 할 것인가' — 예: 인스타그램 콘텐츠 월 12개 제작
  • SLA(서비스 수준 합의서): '얼마나 잘 할 것인가' — 예: 납기 준수율 90% 이상, 수정 횟수 3회 이내

두 문서는 세트로 운영될 때 가장 효과적입니다. SOW 없이 SLA만 있으면 범위가 불분명하고, SLA 없이 SOW만 있으면 품질 기준이 없습니다.


발주사가 SLA 작성 전에 먼저 해야 할 일

많은 발주사가 대행사에게 "SLA 초안 만들어 오세요"라고 요청합니다. 그런데 이 방식은 처음부터 불리합니다. 대행사가 만든 초안은 자연히 대행사에게 유리한 기준으로 설계되기 때문입니다.

SLA 작성 전, 발주사가 내부에서 먼저 정리해야 할 3가지:

  1. 우리가 진짜 원하는 성과 지표는 무엇인가? 브랜드 인지도 향상인지, 유효 리드 수 확보인지, 전환율(CVR) 개선인지를 먼저 정해야 합니다. 지표가 없으면 SLA도 없습니다.

  2. 우리가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원고 소재, 브랜드 가이드, 피드백 응답 시간 등 발주사 측의 협조 사항도 SLA에 들어가야 합니다. 대행사만 의무를 지는 구조는 공정하지 않습니다.

  3. 어느 수준까지 현실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가? 업계 평균을 훨씬 넘는 무리한 요구(예: 24시간 10분 내 응답, 무제한 수정)는 대행 비용을 급격히 올리거나 담당자 번아웃으로 이어집니다. 결국 계약이 조기 종료되는 역효과를 낳습니다.


SLA 계약서 핵심 항목 5가지

① 서비스 범위와 산출물 정의

가장 흔한 분쟁 원인은 "그게 포함인 줄 알았어요"입니다. 범위를 명확히 적는 것이 SLA의 시작입니다.

나쁜 예시: SNS 계정 운영

좋은 예시: 인스타그램 피드 콘텐츠 월 12개 제작 및 업로드, 릴스 숏폼 월 4개 제작 (규격: 1080×1080px 피드, 1080×1920px 릴스, 자막 포함)

채널, 수량, 규격, 포함/미포함 항목을 세분화하면 '추가 요청'으로 인한 갈등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특히 광고 소재 제작, 랜딩페이지 수정, 경쟁사 분석 리포트 같은 항목은 포함 여부를 명시적으로 적어두세요.


② 정량화된 서비스 수준 목표(SLO)

SLO(Service Level Objective)는 SLA 안에서 실제 목표 수치를 뜻합니다. 수치가 없는 SLA는 계약서가 아닌 선언문에 불과합니다.

실무에서 자주 쓰는 SLO 예시:

  • 응답 속도: 영업시간(09:00~18:00) 내 문의 접수 후 2시간 이내 1차 답변 완료율 95% 이상
  • 납기 준수: 월간 콘텐츠 납기일 기준 준수율 90% 이상
  • 수정 횟수: 1차 시안 제출 후 무상 수정 최대 3회, 초과 시 건당 추가 비용 적용
  • 광고 운영: 월간 광고비 집행률 목표 예산의 95~105% 이내 유지

주의: SLO는 양사가 합의한 수치여야 합니다. 발주사가 일방적으로 설정한 수치는 협상 과정에서 조정이 필요합니다.


③ 성과 측정 방법과 보고 체계

'누가, 어떤 도구로, 언제 측정하는가'를 명확히 해야 나중에 숫자 싸움이 없습니다.

실무 적용 예시:

  • 성과 측정 기준: GA4(구글 애널리틱스 4) 및 메타 광고 관리자 데이터 기준
  • 보고서 제출: 매월 5일까지 전월 성과 보고서(SLR) 이메일 또는 대시보드 공유
  • 정기 미팅: 매월 둘째 주 화요일 오전 10시, 온라인 또는 대면 리뷰 미팅

특히 어떤 데이터를 기준으로 삼는가는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전환 수'를 GA4 기준으로 볼 것인지 광고 플랫폼 자체 기준으로 볼 것인지에 따라 숫자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기준을 미리 합의해두지 않으면 보고서를 받고도 해석이 엇갈리는 상황이 생깁니다.


④ 패널티와 인센티브 체계

많은 발주사가 패널티만 넣고 인센티브는 빠뜨립니다. 이것이 SLA를 채찍으로만 쓰는 가장 흔한 실수입니다.

패널티 설계 원칙:

  • 월간 SLO 미달 시 당월 대행료의 5~10% 감액 또는 서비스 크레딧 발행
  • Liability Cap(보상 상한선): 패널티 누계는 당월 대행료의 최대 20% 초과 불가

상한선이 없으면 대행사가 방어적으로 일하게 되고, 결국 파트너십 자체가 흔들립니다.

인센티브 설계 원칙:

  • KPI 목표 대비 120% 이상 초과 달성 시 다음 계약 갱신 시 보수 인상 또는 별도 인센티브 조건 협의
  • 인센티브가 명시된 계약에서 대행사 담당자의 주도적 성과 창출 의지가 높아집니다

패널티와 인센티브가 균형 잡힌 SLA일수록 재계약률이 높고 소통 피로감이 낮다는 것이 에이전시 실무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패턴입니다.


⑤ 면책 조건과 변경 관리 절차

대행사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해 패널티를 적용하면 계약이 불공정해집니다. 반드시 면책 조항을 포함해야 합니다.

면책 인정 범위 예시:

  • 발주사의 원고·소재·피드백 제공 지연으로 인한 납기 지연
  • 네이버·구글·메타 등 광고 매체 자체 시스템 장애 및 정책 변경
  • 천재지변, 불가항력적 네트워크 마비

변경 관리 절차(Change Management):

계약 기간 중 시장 상황이 바뀌거나 사업 방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를 대비해 반기별 1회, 서면 합의를 통해 KPI 및 목표 수준을 조정할 수 있는 절차를 명시해두세요. 고정된 지표를 1년 내내 유지하는 것보다 유연하게 재설정하는 방식이 장기 파트너십에 더 효과적입니다.


즉시 활용 가능한 SLA 조항 템플릿 (핵심 발췌)

아래는 마케팅 대행 계약서의 부속서로 첨부할 수 있는 핵심 조항 구조입니다.

[부속서] 서비스 수준 합의서 (SLA)

제1조 (목적)
본 합의서는 '갑'(고객사)과 '을'(대행사) 간 체결된 본 계약과 관련하여,
'을'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품질 수준 및 평가 기준을 정하여 원활한 협업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 (서비스 범위 및 목표 수준)
1. [산출물]: 매월 [채널명] 콘텐츠 총 [O]개 발행 (규격 및 포맷 준수율 100%)
2. [응답 속도]: 영업시간 내 문의 접수 후 [2]시간 이내 1차 답변 완료율 95% 이상
3. [수정 제한]: 1차 시안 제출 후 무상 수정 최대 [3]회, 초과 시 추가 비용 적용

제3조 (성과 측정 및 보고)
성과 측정은 GA4 및 각 광고 플랫폼 데이터를 기준으로 하며,
매월 [O]일까지 전월 성과 보고서를 이메일 또는 대시보드로 제출한다.

제4조 (패널티 및 인센티브)
1. 월간 SLO 미달 시 당월 대행료의 [5~10]% 감액 또는 서비스 크레딧 발행
2. 패널티 누계 상한선: 당월 대행료의 최대 [20]% 초과 불가 (Liability Cap)
3. 목표 대비 [120]% 이상 초과 달성 지속 시, 차년도 보수 인상 조건 합의

제5조 (면책 사항)
다음 각 호의 경우 '을'의 귀책사유로 보지 않으며 SLA 평가에서 제외한다.
1. '갑'의 소재·피드백 제공 지연으로 인한 일정 지연
2. 주요 광고 매체 자체 시스템 장애 및 정책 변경
3.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적 사건

제6조 (SLA 개정 절차)
양사는 반기별 1회, 서면 합의를 통해 KPI 및 목표 수준을 수정·보완할 수 있다.

단계별 실행 가이드

1단계: 내부 KPI 정의 대행사에 초안을 요청하기 전에, 우리가 원하는 핵심 성과 지표(예: 유효 리드 수, 전환율, 광고 ROAS)를 내부에서 먼저 확정하세요.

2단계: 현실적인 목표 수치 협상 대행사와 함께 업계 평균 수준을 확인하고, 양사가 수용 가능한 균형점을 찾으세요. 무리한 요구는 비용 상승 또는 조기 계약 종료로 이어집니다.

3단계: 패널티·인센티브 동시 설계 SLA를 채찍으로만 쓰지 마세요. 인센티브 조항이 있을 때 대행사의 주도적 성과 창출 의지가 높아집니다.

4단계: 면책 범위와 변경 절차 명시 대행사 통제 밖의 상황에 대한 면책 조항과, 분기·반기 단위 KPI 재설정 절차를 반드시 포함하세요.

5단계: 반기별 SLA 리뷰 미팅 실행 보고서만 받고 끝내지 마세요. 최소 반기별 1회 대면 리뷰를 통해 미달 항목에 대한 서비스 개선 계획(SIP)을 함께 수립하면 파트너십이 더 탄탄해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SLA는 계약서와 별도로 작성해야 하나요? SLA는 본 계약서의 '부속서' 형태로 첨부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본 계약서에 "서비스 수준은 별첨 SLA에 따른다"고 명시하고, SLA를 별도 문서로 첨부하면 됩니다.

Q2. 소규모 대행사와 계약할 때도 SLA가 필요한가요? 네, 오히려 소규모 대행사일수록 더 필요합니다. 담당자 교체나 내부 역량 변화에 따른 서비스 품질 변동이 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 조항의 복잡도는 계약 규모에 맞게 조정하세요.

Q3. 수정 횟수를 3회로 제한하면 퀄리티가 떨어지지 않을까요? 수정 횟수 제한은 퀄리티를 낮추기 위한 것이 아니라, 명확한 브리핑과 피드백 문화를 만들기 위한 장치입니다. 1차 시안 전 충분한 브리핑 시간을 갖고, 피드백을 구체적으로 전달하면 3회 안에 충분히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Q4. KPI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 계약을 해지할 수 있나요? SLA 미달이 계약 해지 사유가 되려면 본 계약서에 해지 조항과 연동되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연속 2~3개월 SLO 미달 시 개선 계획 제출 요구 → 미이행 시 계약 해지 가능이라는 단계적 절차를 권장합니다.

Q5. 대행사가 SLA 작성을 거부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SLA 작성 자체를 거부하는 대행사는 신중하게 재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SLA'라는 용어가 생소한 경우도 있으므로, "업무 범위와 품질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싶다"는 방식으로 접근해보세요. 형식보다 내용이 중요합니다.


용어 설명 (Glossary)

용어 설명
SLA Service Level Agreement. 서비스 수준 합의서. 품질·성능·범위를 정량적으로 정의한 상호 합의 문서
SLO Service Level Objective. SLA 안에서 실제 목표 수치를 뜻함 (예: 응답률 95%)
SOW Statement of Work. 업무 기술서. 대행사가 수행할 업무 범위를 구체적으로 기술한 문서
SLR Service Level Report. 서비스 수준 보고서. SLA 달성 현황을 정기적으로 정리한 보고서
SIP Service Improvement Plan. 서비스 개선 계획. SLO 미달 시 원인 분석 및 개선 방안을 담은 계획서
Liability Cap 보상 상한선. 패널티나 손해배상의 최대 누계 한도를 설정하는 조항
MTTR Mean Time To Recover. 평균 복구 소요 시간. 시스템 장애 발생 후 정상화까지 걸리는 평균 시간
CVR Conversion Rate. 전환율. 방문자 중 구매·문의 등 목표 행동을 완료한 비율

마무리: 핵심 요점 정리

SLA는 대행사를 통제하는 문서가 아닙니다. 양사가 같은 기준으로 일하기 위한 공통 언어입니다.

계약서에 반드시 넣어야 할 핵심 항목 5가지를 다시 정리하면:

  1. 서비스 범위와 산출물 정의 — 채널·수량·규격까지 세분화
  2. 정량화된 SLO — 응답 속도, 납기 준수율, 수정 횟수 등 수치로 명시
  3. 성과 측정 방법과 보고 체계 — 어떤 도구로, 누가, 언제 보고하는가
  4. 패널티·인센티브 균형 — 채찍만 있는 SLA는 파트너십을 망칩니다
  5. 면책 조건과 변경 관리 절차 — 유연성이 장기 파트너십을 만듭니다

SLA 없이 시작한 계약은 언젠가 반드시 얼굴을 붉히게 됩니다. 지금 진행 중인 대행 계약에 SLA가 없다면, 다음 계약 갱신 시점이 가장 좋은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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